불온서적 읽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자본론을 열독하려고 읽고 있으나 복잡한 사정과 감정이 든다. 잡담은 그 쯤에서 끝마치고 그냥 쓰려고 했던 뻘소리를 써야겠다. 한 사람의 부의 증가는 해당 화폐가 유통되어 다른 거래를 낳았을 다른 경우를 배제한다는 점에서 제로섬 게임 상황의 하나다. 누군가의 화폐축적 즉 시장 유통 화폐 퇴장 행위는 기회비용으로서 존재하던 거래와 다른 부의 발생과 그로 인한 소비 등의 기회를 끊어버리는 역할을 한다. 쉽게 말해 그냥 돈 쌓아두면 거래가 안 일어나 모두 좆된다는 거다. 경제학적으로 표현한다면 V(화폐유통속도)가 하락하는 것이고 우변의 PT는 하락한다. 너도 나도 우왕 돈 쌓자하면 너도 나도 물건이 안팔리고 쌓인 돈은 빚만 만드는 악순환이 벌어진다는 것이다. 뭐 간단한 아이디어고 어디서나 쉽게 들을 수 있는 생각이지만 여전히 경제의 핵심을 찌르고 있다. 경제를 배우는 초기 페이지에 모두 언급되는 쉬운 사고지만 - 교과서에도 한계저축성향으로 표현되고 있다. - 아무리 생각해도 저 생각이 근본적으로 많은 RECESSION을 설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족을 붙이자면 화폐보유비율 개념으로 V를 설명하고 화폐량을 늘리면 거래가 일어난다는 개념에 또한 자본론은 일침을 놓는다. 주류 교과서에서 사소하게 다루던 화폐유통속도에 대해서 알아들을 수 없을 정도로 일장연설을 하는 대목은 입꼬리를 피식 올라가게끔 해 몰입할 수 있었다. 그렇듯 소위 화폐금융정책 따위가 경제를 촉진시킬 수가 없다면 어떻게 거래를 활성화시키고 화폐회전을 일어나게끔 하는가? 어떻게 빠르게 유통하도록 하는가? 

개인적으로 이른바 진보라고 자처하는 분들께서 '세금'에 대한 프레임을 전략적으로 깨부숴 줬으면 좋겠다. 지금의 시대에 누구나 감세는 좆까라 하지만 증세가 경제를 활성화하고 감세에 비해 긍정적 효과가 있다고 그럴듯한 메커니즘을 내세워 주장하는 것은 보기 힘들다. 혹은 내가 안찾아본 것일까? 

당연히 세금 떡밥을 던졌으니 내가 생각한 일단의 단순처방은 정부다. 케인지안이나 북유럽국가의 적은 Fluctuation을 예상할 수 있겠으나 처방은 같되 근거는 다르다. 소위 개발독재라 불리는 정부주도의 경제발전이 자원과 화폐를 뻘짓 안하게 통제하고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것처럼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물론 물리적 힘이 부재한 민주정부에선 미디어의 힘 여부와 법령 통과등의 과정 상 비용이 상당한 것이 문제이지만 역시 이에 대한 극복 대안은 더 생각하고 말해야할 듯 싶다. 돈이 돌지 않는 시점에서는 과감히 세금을 뽑아 정부가 직접 뿌리고 유통시켜야 한다. 장기적 관점에서 본다면 뽑힌 세금이 돌고 돌아 돌아오면 기업에서도 유리한 것 아닌가? 거창하게 화폐유통속도라 이야기 하지만 기본적으로 얼마나 거래가 일어나고 있는가의 문제에 다름 아니다. 자유로운 시장에 개입이 없을 때 거래가 일어나지 않고 돈을 꼼쳐두고 있다면 거래를 트고 돈의 물꼬를 트는 역할은 정부가 해야 한다. 물론 미디어를 통해 개념이 확산되어야 한다. 자유로운 시장 참여자들이 1인 1표의 원칙으로 만드는 것이 바로 민주정부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정당성을 갖고 개입할 수 있다. 세금이 경기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일반적 고정관념은 희석시킬 필요가 있다. 

물론 정부지출의 근거가 정부채권에서 나오는 것은 불완전하겠다. 사실 여기까지 오니 저런 과정이 참 부실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미국 역시 장기적으로 채권을 통한 수요 촉진이 부를 낳으면 세금을 통해 들어온다고 생각해 벌인 짓이 있지 않은가? 지금을 귀결이라 놓는다면 방대한 재정적자를 초래했지만 말이다.

역시 나같은 듣보잡에서 나온 개념이니 보완 수정 및 폐기 재활용될 필요가 있다. 또한 벤쳐 따위의 활성화와 파산법과 정부보증등의 활동으로 잠자고 있는 돈을 생산적인 곳으로 흐르게 할 필요가 있다. 돈 꼼쳐두면 기껏해야 부동산이나 주식시장으로 밖에 안간다. 발전 가능성 있는 산업에 정부와 민간이 공통 출자하고 채권을 사주는 형식으로 중소기업을 지원해줄 수는 없는 일일까? 그리고 그런 건설적인 정보들이 경제신문에 흐를수는 없는 일일까? 

복잡하다. 3번째 문단부터는 말그대로 그냥 뻘글, 배설글이 되어 버렸다. 한마디로 그냥 퇴장된 화폐가 생산적 투자나 소비행위로 흐를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것이다. 임금으로 돌아가는 양이 적을수록 빚으로 소비했다 하여도 돌아오는 임금이 적어 갚을 수가 없다. 어려운 문제구나 임금 증가가 물가 증가로 나타난다고 씨부리겠지. 그런데 사실 대부분의 무서운 인플레이션은 석유파동이나 화폐발행을 통해 일어난 것이 아니던가?

자본론은 유통속도가 계속 하락한다고 주장한다. 주류와 판이하게 다른 주장이다. 그렇다면 화폐공급을 통해 거래량을 보완할 수 있지 않을까? 화폐수량설의 간단한 항등식으론 그럴 수 있어보인다. 그러나 뒤를 본다면 유통속도의 하락은 거래감소와 더불어 버블 혹은 빚의 증가로 나타난다. 은행으로 향한 잉여돈이란게 생산적 투자로 흐르는 시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단순히 화폐를 더 풀어 놓는다고 그게 제대로 흐르는가? 문제는 얼만큼 흐르는가가 아니라 '어디로 흐르는가' 이다. 방향설정할 주체가 필요하다. 개개인의 최선의 행위가 파국으로 치닫는 전형적 게임 유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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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이라는 형용이 자신의 이득을 추구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식의 명제와 거의 다르지 않은 의미를 띄게 된 것은 보수주의가 거둔 일대의 프레임 성공 중 상당히 견고한 것이다. 이는 소위 진보주의자라고 자칭하는 사람들에게까지 깊숙이 침투해 버렸다. 그를 보면 참 대단한 성공이지 싶다. 진보주의자들은 합리적이란 말에 어떠한 의문도 달지 않고 말한다. 가난한 이들이 그들에게 투표하는 것은 비합리적 행동이 아닌가! 자신의 이익에 반하는 행동이 아닌가! .. 그러니까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사람들은 자신의 이득을 쫓아 행동한다는 가정을 그냥 곧이 곧대로 반격도 못 하고 믿어버린 것이다. 왜냐하면 그런 가정을 바탕으로 한 경제학의 현실설명력이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많기 때문일까? 아무튼 사람들은 항시 자신의 이문만을 위하여 대기타는 미친 종족도 아니고 자신의 이득만을 최우선으로 하여 행동하는 이기적이기만한 동물도 아니다. 왜 그런 가정을 종교교리처럼 믿고 있어야 하는 것인가? 다른 설명들은 현실에 부합하지 않으면 내던지면서 왜 그것만은 진리인 양 끝까지 들고 갈려고 하는가? 맞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대부분의 상황에서 이득을 우선시하여 행동하는 것은 사실이나 항상 모든 상황 모든 인간이 그러는 것이 아니다. 인간 행동동기에 대한 깊은 성찰도 없이 도대체 소위 진보주의자라는 분들은 뭘 하겠다는 것인가? 이명박씨가 대통령에 당선된 것을 보고도 사람은 합리적 존재이며 자신의 이익만을 쫓는 존재라는 소리가 나올텐가? 프레임에 종속된다. 이명박을 생각하지말자고 다짐하고 30분간 이명박을 생각하지 말자고 생각하자. 절대 생각 안할 수가 없다. 이명박을 생각하지 말라는 말 자체가 이명박을 생각하게끔 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한나라당 구호를 내건 연대따위는 알게 모르게 어떤 경로로 한나라당의 입지를 강화해주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사람들은 이익만을 위해 행동하지 않는다. 본능만을 위해 행동하지 않는다. 다양한 인간 행동의 원천에 대해 생각하자. 자신의 꿈을 투영시키기도 하고 자신의 가치관을 반영시키기도 하며 자신의 미래상 이익에 빗대어 행동하는 것도 '비합리'적이라고 매도할 만한 인간성질이 아니다. 왜 이득을 쫓지 않는 인간을 비합리적이라고 매도하는가? 도대체가 진보주의자라는 것들은 어떻게 생겨먹은 것인가? 이득만을 쫓아 행동하는 것을 욕할 때가 있으면서 왜 이득을 쫓아 자신들에게 투표하지 않는 행동을 이득을 쫓지 않았군요 역시 진보주의자이십니다. 라고 말하지 않고 이득을 쫓지 않았다고 욕하는가? 나에게 농심라면이 훨씬 싸고 맛있더라도 가치관에 부합하지 않아 삼양라면을 사먹을 수 있는 일이다. 그렇다고 내가 농심라면을 사먹는 이들을 비난할텐가? 아니면 농심라면을 먹으며 진보주의자들은 나에게 ㅉㅉ 뻘짓 하는 군이라고 놀릴텐가? 도대체 갈등을 조장해서 뭘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가? 그냥 자신의 입지를 강화하고 프레임을 형성해 나가고 세력을 넓혀나가면 되는 것이다. 언제까지 이 사람들은 그저 '저항'만 하고 있을텐가? 비주류의 이미지가 그토록 멋있어 붙들고 싶은 것인가? 이득을 쫓는 행동에 아무런 의문을 갖지 않으며 어찌 아름다운 가게의 비싼 초콜릿이 잘 팔릴 것이라 생각한다는 말인가? 그 프레임부터 깨부수자. 인간은 자신의 이득을 버리고 연대하는 것을 더 원할 수 있는 욕망을 가진 동물이다. 아니면 그 놈의 이득의 가치부터 넓히던가. 아니면 이득따위의 용어는 과감히 버려야 한다. 히틀러는 알고 있었다. 사람은 종속되고 싶은 욕구까지 있었다. 제발 말이라고 막 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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