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이성의 비합리성을 목격하는 일은 재미있다. 기억과 사고행위가 얼마나 불완전할 수가 있는가를 보여주는 매체들이 많다. 재밌는 것은 그를 말하는 주체가 뭉뚱그려 '주류'매체라는 사실이다. 더불어 누구나 쉽게 알 수 있을 정도로 접근성이 뛰어난 유행과 같은 '사고'라는 것도 재미있다. 유전자나 세포에 의해 꼭두각시처럼 움직이는 것이 인간이라거나 미디어에 의해 세뇌 비슷하게 받는 것이 우리네 대중이라거나 하는 말들은 누구나 접하고 몇 시간 심각하고 진지해졌다가 이내 웃으며 잊는 사고의 유희이자 놀이의 일종이다. 하지만 극단성을 배제하고 보면 그냥 놀이가 아니다. 물론 엄청나게 진지할 것 까지도 없다. 더 재미있어진다는 이야기다. 분명 노무현 정권에 하루가 멀다하고 미디어를 달궜던 '양극화'라는 주제는 어느새 찾아볼 수도 없으며 몸과 마음이 따로가 아니라는 것 정도는 그다지 의미심장하게 받아들일 것 까지야 없다. 맨츄리안 캔디데이트, 재미있다. '洗腦', brainwashing, 뇌를 씻는다는 의미다. 재미는 있는데, 뭘 어떻게 생각하고 더 어떻게 결론을 내야할지 모르겠는 주제다. 세뇌를 당했다고 세뇌를 당했다고 세뇌를 당했다고 세뇌를 당했다고 세뇌를 당했다고 ……. 어디서부터가 시작이고 우리를 구성하는 것은 무엇일까? 유전자, 어쩌면 이것도? 세포, 백지로부터의(?) 뇌, 몸, 가족, 교육, 친구, 性, 책, TV, 신문 등 mass media, 영화, 드라마, 직장, 군대, 친구, 가족, 음악, 그림, 심장, 사랑, 진심, 가식, .. …… 무슨 단어로 끝을 내야 할까? 당장 옆을 보니 보이는 단어들은 음모, 위험, 설득, 향료, 군중, 경제, 소비, 영혼, 소유, 세계화, 도덕, 빈곤, 인간관계 ……. 정치, 사회주의, 공산주의, 자본주의, 민주주의, 소비에트 ……. 세뇌라는 말을 언급해서 이득되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보통 요즘은 우익과 미디어가 세뇌의 가해자로 지목된다. 세뇌 당했다고 세뇌당했다고 생각하니 재밌다. 골치 아프다. 이렇게 까지 갈 것은 없고, 그냥 일상을 살다가 가끔 끄집어 내고 적용할 만한 사례에서 각성하는 것 정도로 충분하지 않을까 하고 허접하고 소극적인 결론을 내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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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되지 못한 대중의 광기라는 대충의 의미로 파시즘이란 단어가 널리 사용되는 것 같다. 하지만 그것은 상상이 아닌 실제로 존재했던 사실인가? 차라리 그런 의미를 쓰고 싶다면 단어를 교체해야 하지 않을까? 일반적으로 인지하는 것처럼 실제로 나치와 파시즘 이탈리아가 대중광기로만 돌아간 체제 였는가? 그런 의미를 굳이 쓰고 싶다면 차라리 20세기 후반에 자리잡은 미디어와 관련짓는 것이 옳은 태도가 아닐까? 똑같이 생각하는 것이 그런데 진정 매체와 보수적 사회구조에만 원인이 있는 것일까? 획일화된 생각은 매체가 없다면 사라질 성격의 것인가? 대중매체가 사람들의 인식을 능동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가? 다만 초점을 흐리고 편견을 강화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닌가? 나는 질문을 하는 것인가 주장을 하는 것인가? 사람들의 생각은 무엇으로 움직이는가? 교육과 미디어가 끝인가? 개인적 경험이나 책 같은 것은 별 영향이 없는 것인가? 그 외의 것은? 원래 그렇게 생각하는 것들은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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