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 for Vendetta

감상과 일상 2009. 7. 13. 01:30

.. 솔직히 실망한 영화다 ..
하도 좋은 평이 많아서 기대하고 봤는데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

평을 보고는 더 실망했다. 모두들 한국현실을 들먹이며 감동하고 있었다. 하지만 마치 난 아무리 그런 영화 만들어도 절대 현실에선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으리라 말하는 영화사와 감독등의 비웃음이 들리는 것 같아 불편했다. 브이를 약간은 평범한 인간 이상으로 그려놓은 것도 그렇고 브이의 개인사적 복수를 마치 민중의 뜻인양 등치시켜 놓는 영화기법도 불편했다. 다크나이트를 먼저 봐서 그런지 왠지 그 조커가 많이 차용한 것 같은 느낌이다. 영화니까 그렇다 치지만 결국 영화니까 아무 힘도 없다. 그저 영화일 뿐 기대했던 내가 더 한심해 보인다. 선거 직전에 바이러스를 퍼뜨리고 제약회사의 주가를 띄우는 부분만은 꽤나 신선했다. 뭐 신선한 것 보다는 재미가 있었다. 단지 서틀러와 크리디가 죽고 의사당이 파괴되고 민중이 정치의 최전선으로 나선다고 해당사태가 해결될까? 정의롭고 어쩔 수 없는 살인이라기 보다는 뒷감당 안되는 말썽꾸러기로 보인다. 서틀러와 크리디가 죽으면 그 밑의 수하들은 다른 쿠데타를 일으키지 않을까? 또 다시 보안과 혼란억제와 질서유지를 내세우면서 물리력을 앞세워서 말이다. 그리고 하필 왜 의사당인가? 서틀러와 보다 직접적으로 관련된 건물은 존재하지 않는 것인가? 그렇게 설정해논 영화의 의도라면 의회제를 박살내 버리겠다는 상징적 의미로 받아들여도 되나? 뭐 앞서나가지만 말이다. 혼란 뒤에 필연적으로 군사정권이나 파시즘, 공산 정권이 들어선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나 역시 촌평을 해보자면 왜 하필 의사당인가? 서틀러 벙커의 위치를 알리거나 수상 관저를 목표로 삼는게 아니라? 대중이 열광하면 할 수록 오히려 더 워너브러더스 사는 돈을 벌겠지 하는 뒤틀렸다고 볼 수도 있는 생각도 쫌 싫다. 내 알기로 무정부 상태가 좋은 방향으로 끝난 적은 없다. 영국은 위너 테잌스 올이니 무정부 상태 자체가 이루어 질리가 없고 프랑스는 무정부 상태라 나치에 먹히고 독일은 나치가, 이탈리아는 파시즘이, 소련은 역시 볼셰비키가 정권을 잡는다. 스페인은 프랑코, 포르투갈도 살라자르가 정권을 잡는다. 미쿸 보수주의의 수법과 나찌를 합쳐 놓은 것은 재미있다. 영화는 영화다. 저런 영화가 할리우드에서 버젓이 나오는게 날 더 불편하게 한다. 자본은 돈 되는 것이면 뭐든지 먹어 치운다. 저런 영화가 버젓이 등장하는 것은 그만큼 자신감이 있다는 증거가 아니겠는가? 아니면 해먹을 만큼 해먹었다는 뜻도 되겠다. 그렇게 민주주의가 좋으시면 차라리 국민소환제를 이야기 하시지 그러는가? 왜 굳이 파시즘과 연계짓는가 미쿸이 정말 저런 사회였다면 이런 영화 나왔을까나? 체 게바라 티셔츠 팔아제끼는 거랑 뭐가 다르단 말인가? 도대체 혁명 혁명이 이야기 하는 사람 중에 그저 감동 받아 이야기 하지 진심을 담거나 각오가 되있는 사람이 있을까나? 모르겠다. 브이 포 벤데타를 보고 감동먹은 사람 중 얼마나 많은 비율의 사람들이 단 한번이라도 시위에 동참했었을지. 혁명이 없는 시대니까 혁명의 이야기가 가능한 거다. 만약 저 영화를 보고 내가 전율이 돋으며 브이를 미화하고 우리도 저래야돼 뭐 이런 반응 보인다면 스스로에게 실망과 자조를 보낼 것이다. 아직 아무 가치관도 서지 않았다. 니체를 읽은 적도 없고 파시스트도 아니다. 하지만 노무현을 욕했던 이들이 하루 아침에 서거에 애도를 표한다고 했던 사실은 알고, 브이가 없었으면 행동하지도 않았을 가면민중이 보인다. 결국 이건 민중 엿멕이는 영화다. 브이가 없었으면 행동하지 않았을 아니 못했을 민중의 힘과 역량을 제대로 조소하는 영화다. 한없이 불편하다. 비약에 비약을 거듭하는 영화평이지만 최악의 비약은 브이가 크리디의 수하를 멋드러지게 죽이며 내가 복수라는 것에 대해 의문을 품을 때 팔레스타인 민중이 생각났다는 거다. 물론 엄청난 비약이다. 영화가 한계가 있다. 좀 더 세심하게 그럴 수 밖에 없었던 다크 나이트의 라미레즈 경관 같은 인물을 출현시켰다면 좋았을 것이다. 나탈리 포트만의 역할도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마지막에 사랑 어쩌구 하는 부분도 이해하기 어렵다. 11월 5일에 대한 설명도 부실하다. 신념때문에 고통없는 약을 투여하면서까지 살인을 하는 브이를 대의를 위한 혁명가로 이해해야 할까? 순교자? 영웅의 아류? 아 더 이상 쓰기 싫다. 아무튼 명성에 비해 상당히 실망한 영화고 뒷맛이 찝찝하다. 뭔가 생산적으로 찝찝하기 보다는 좀 짜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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